생동성시험 후기
작성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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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체를 모르는 약을 먹고 계속 피를 뽑아야 한다는 점이 껄끄러워서 꺼려지긴 했습니다.
그래도 단기간에 높은 사례비를 받을 수 있는 일이 흔한 것도 아니고... 적어도 몸은 편하고...
그래서 하게 된 생동성 시험...
우선 시작은 신체검사입니다.
저는 조은정보에서 지원해서 갔는데요. 콜센터랑 통화하고 알려주는대로 병원에 갔습니다.
가니까 피검사, 소변검사, 신체검사(체중, 신장, 혈압맥박 등), 문진 등등을 합니다.
이때 2개월 이내에 헌혈을 한 사람, 6개월 이내에 다른 생동성 시험에 참여했던 사람은 참가가 불가능합니다.
그 외의 제한은 헌혈금지 제한과 거의 유사하네요.
그것 말고는 무슨 약을 시험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로 평범한 몸(건강한?,안아픈?)을 가지고 담배는 안피거나 적게 피는 사람을 요구합니다.
또한 간 수치가 높으면 실험에 참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간수치가 팍 올라가는 음주와 과격한 운동은 줄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신체검사를 마치고 시험 참여 가능 통보를 받으면 정해진 날짜에 다시 병원으로 갑니다.
(이때 지각하거나 하면 쿠사리 업청납니다..) 이때는 아예 병원의 지정된 숙소에서 시험을 진행하게 됩니다.
저는 2박3일 두번 입원했습니다. 일정은 여러일정이 있더라구요.
어떤 병원은 환자복을 지급하기도 하지만 안 지급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사전 준비물을 잘 챙겨 들어야 하고요,
(제가 갔던병원은 환자복주던데, 다른사람이 얘기하는데 경기도 어디병원은 사복입는다고하네요.)
기본적인 세면도구나 치약칫솔 등은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입을 편한 옷(반팔과 운동복 바지), 속옷류, 치약칫솔 등등을 챙겼습니다.
제가 간 숙소는 큰 공간에 침대가 수십개있었습니다. 코로나때문에 그런지 칸막이가 어느정도는 되어있었어요.
침대 머리맡에는 전기코드가 다 있고 작은 사물함도 딸려있습니다.
방 안에는 전부 와이파이가 통하며(느린편입니다.), 한쪽에는 화장실과 샤워실까지 있습니다.
진행하는 2박 3일동안 숙소 밖으로는 한 걸음도 못 나가게 되므로 시간을 때울 거리를 챙기셔야 합니다.
저는 공부할 교과서와 책 두세권을 챙겼는데 다른 참여자들은 노트북을 많이 들고 왔더군요.
(제 옆자리 사람은 롤을 하다가 채혈을 하느라 끌려가는 안습한 일이 여러번...)
제가 참여했던 시험일정은 이렇습니다.
[시험 첫날]
다시 피검사 이후 숙소에 도착. 이후 저녁식사를 하고 일찍 취침합니다. (약 9시반에 소등)
[시험 둘째날]
6시에 점등. 아침 8시에 정해진 순서대로 정해진 시간(분 단위 스케쥴입니다)에 정해진 방법대로 약물 섭취 후 대기합니다.
이후 약 15분, 30분, 1시간, 2시간... 아무튼 정해진 시간간격에 맞추어 피를 뽑습니다.
약효 관측을 위해 당일 아침은 거르고 점심과 저녁만이 제공됩니다.
외부 외출은 안되고. 그 외엔 계속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시험 셋째날]
다시 피를 시간 간격으로 뽑습니다. 시험 마감까지 계속 뽑습니다. 시험이 마감되면 귀가하면 됩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계속 피를 뽑고 침대 위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대다 다시 피 뽑고의 반복.
헌혈하는만큼 뽑는다고합니다.
정말심심합니다. 이렇게 하다가 돈을 그렇게 많이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식사는 아예 침대 위로 도시락을 가져다줍니다. (이 경우 정말로 침대 위에서 내려올 일이 피 뽑을 때 뿐이라 사육당하는 가축의 느낌이 납니다...)
피를 뽑는건 뽑을때마다 바늘을 찔러댈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아예 팔에 링겔 바늘(카테터??)을 계속 꽂아둡니다. (은근히 거슬립니다.)
위와 같은 일정을, 2차례에 걸쳐 반복합니다.
즉 진짜로 실험에 참가하는 기간은 2박 3일씩 두번.
솔직히 이렇게 빈둥거리다 고액의 돈을 받는다는게 양심이 찔릴 정도로 쉽고 편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정체불명의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게 상당히 꺼림칙한 일이긴 합니다.
그래도 그것만 빼면 정말 이렇게 쉬운 일이 없긴 하죠. 피 뽑는 것과 외출금지 등등만 빼면 완전 자유롭고.
아무튼, 몸 건강하고 술 안마시고 담배 안피고 시간 널널한 대학생들에게는 강력 추천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