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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하게된 시험

작성자리뷰

  • 등록일 23-09-05
  • 조회6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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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터넷에서 생동성시험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됐다.

후기를 대충 읽어보니 

'누워서 피만 뽑으면 됩니다. 먹여 주고, 재워도 줍니다. 근데 거기다 돈까지 줌. 우왕. 개꿀이에요. 님들도 어서어서 하세요' 와 같은 내용이었다.

혹시나 싶어 찾아보니 마침 근처 대학병원에서하는 임상시험 모집 공고도 올라와 있었다.

며칠 전 올라온 아주 따끈따끈한 신상 공고였다.

일정은 2박 3일 입원인데 중간에 텀이 일주일 정도 있었고, 퇴원 후에는 외래 방문이 몇 차례 있는 정도였다.

금액은 100만 원 정도. 그냥 피만 뽑아주는데 이렇게나 많이 준다고?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못 먹어도 고!!


조은정보 홈페이지에서 신청하고 기다리니 연락와서 바로 검사일을 잡아주신다.

X월 X일 X시까지 신체검사가 있을 예정이니 8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고 방문하시고,

검사는 간단한 채혈, 소변, 심전도 검사 등이 있을 예정, 몸 상태에 신경 쓰라고 하신다.

보통 건강하다고 보는 수치도 임상시험 대상자이다 보니 조금 타이트하게 잡아서 본다고.

많이 피곤하거나 술을 많이 마신 뒤 방문하면 탈락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겠다.

입원 기간에 복용하게 되는 약은 기존에 있던 오리지날 약의 특허 기간이 모두 끝나 제조할 수 있게 된 카피약으로,

그 카피약에 대한 몸에 반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성분도 똑같고, 그저 알약의 크기만 줄인 약인지라 안전하다는 설명을 들었던 것 같다.


검사를 무사히 마치고 며칠 뒤,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정에 맞춰 입금받기 위한 통장 사본, 간단한 세면도구와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필요한 도구로 가볍게 짐을 꾸리고, 임상시험센터로 찾아갔다.


생동성시험를 위한 임상시험센터는 보통 각 대학 병원의 상층에 위치하고 있다.

임상시험센터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커다란 방 혹은 몇 개의 방에 인원수만큼 병원 침대로 꽉꽉 채워 놓고,

우리 시험 대상자는 그곳에서 지내게 된다. 

깔끔한 화장실과 샤워시설, 휴게실에는 여흥을 위한 만화책, TV도 구비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아주 시설 좋은 곳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그리고 입원 기간 동안 시험자가 담배를 피우거나,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을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센터의 출입문은 직원들만 드나들 수 있는 카드키가 설치되어 있다.

감금이라면 감금이긴 한데 그 안에서는 자유롭게 공부를 하든,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든, 낮잠을 자든 자유롭게 생활하면 된다.

대부분의 시험 참가자는 노트북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만화책과 TV로 시간을 보냈다.



첫날 투약과 함께 몇 십분 간격에서 몇 시간 간격으로 채혈을 계속하게 된다.

투약 후 오전 동안은 누워서도 안 되고, 잠들어도 안 되기 때문에 직각에 가깝게 세운 침대에서도

잠이 드는 임상실험 대상자와 깨우러 다니는 간호사, 채혈 시간에 맞춰 우르르 채혈대로 향하는 대상자와

보이지 않는 대상자를 애타게 찾는 간호사로 채혈시간은 조금 소란스럽게 진행된다.

채혈 횟수가 많아 조금 걱정스러울 수 있겠으나, 이 모든 채혈의 양을 합하여도 한 번의 헌혈량 (400mL) 만큼은 안 되니,

무사히 사전 검사를 통과한 사람이면 몸에 아무런 무리는 가지 않는다.


밥은 역시나 병원 밥 답게 맛없었다.

그래도 고기반찬은 꼭 하나씩 나와줘서 다들 감사히 먹었다. 다른거 먹을게 없으니까;;;

근데 대부분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었는데도 허기가 지는건...


소등과 취침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었지만, 칼같이 지키는 참가자는 그다지 존재하지 않는다.

누워만 있으면 크게 터치 받는 부분은 없어서

대부분 사이좋게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새벽 1시까지는 시간을 보내다 하나둘 잠자리에 들었다.


입원이 끝나고, 약에 대한 반응을 위한 채혈 혹은 몸에 이상 여부가 있는지 확인하는 추적 검사, 외래 방문이 잡혀 있을 것인데 이 또한 시험의 한 부분이다.

귀찮다고 가지 않거나, 잠수를 타게 되면 금액적인 부분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니 끝까지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겠다.

비싼 몸을 팔아서 받게 될 돈인데 삭감되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모든 참가자들의 일정이 무사히 끝나면 그로부터 약 2주 뒤에 제출한 통장으로 입금이 된다.

식약처에서 제시한 시험 조건이 클리어되면, 시험 담당자가 각 시험자에게 입금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통은 제시한 조건보다 여유 있게 인원을 잡아 임상시험을 진행하게 되지만,

혹시 나 하나가 중간에 그만둠으로 인해서 입금이 늦어질 수 있으니 생동성 시험에 참가하기 전,

일정에 대한 부분을 고심히 생각해본 후 참가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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